신미년에 전염병이 창궐하였을 때 외조모께서 염병으로 크게 위태로우셨다. 그때두 아드님이 모두 아직 어려서 선비께서는 밤낮으로 구완하시느라 눈조차 붙이지 못하였는데 아흐레만에 상을 당하셨다.흙을 움켜쥐고 울부짖으며 실성하여 가슴을 치시다가 기절하였다가 깨어 나셔서 몸소 염습하셨는데 지극히 슬퍼하심이 제사를 지나서도 그러셨다.
翌年春又遭外王父喪 喪葬之具 必誠必信 少無遺憾 此則有聞於舅氏者也
이듬해 봄에 또다시 외조부의 상을 당하였는데 상장에 필요한 도구를 반드시 정성과 믿음으로 갖추어 조금도유감이 없도록 하였다. 이는 외삼촌으로부터 들은 것이다.
두 외삼촌께서 부모없고 가난하니 장성할 때까지도 돌보아 길러서 결혼까지 시켰는데 마음과 도리를 모두 다하였다. 임진년 흉년을 당하여 아래 삼촌께서 홀아비가 되었는데 홀로 살아갈 길이 없으니 집안으로 맞아들여서는 죽사발이나마함께하여 그 배고픔을 구하셨다. 숙모님들을 섬김에도 정성을 다해 준비하셨다.
至其他言行 無不合於義而得正 此則不肖子耳聞而目所及也
그 기타의 언행에 이르면 의에 합치하지 않음이 없으니 바름을 얻었다. 이는불초자가 귀로 듣고 눈으로 본 바이다.
오호라, 내 어머니의 훌륭하신 덕이나 바른 행실로 보자면 마땅히강녕히 수를 누리시고 마땅히 오래 사셔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든 나이를 채우시지 못하시고, 갑인년 흉년과기근이 든 해에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한달 새에 잇달아 세상을 떠나셨으니 화를 내려줌의 가혹함이 이같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