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우강(牛岡) : 소가 잠잔 산기슭으로, 명당을 말한다. 진(晉)나라 도간(陶侃)이 아직 벼슬에 오르지 못했을 때 상을 당하여 장례를 지내려하는데 집안에 있던 소가 홀연 사라져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소를 찾다가 한 노인을 만났는데그가 말하기를 “앞산〔前岡〕에 소 한 마리가 움푹한 곳에서 자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곳에 장사 지내면 인신(人臣)으로서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하고, 또 한 산을 가리키며 “이곳은 그 다음이니, 응당 대대로 이천석(二千石)의 벼슬이 나올 것이다.”하였다. 《晉書 卷58 周訪列傳》
28)분양(汾陽) : 당(唐)나라 때 명장인분양왕(汾陽王) 곽자의(郭子儀)가 부귀영화를 누리고 장수하였으며 자손이 많아 자손들이 인사를 올리면 누구인지 일일이 알지 못하고 그저 턱을끄덕거렸다고 한다.
29)탄복(坦腹) : ‘배를 드러낸 신랑감’이라는 뜻으로, 흔히 다른 사람의 사위를칭하는 말로 쓰인다. 진(晉)나라 때 태위(太尉) 치감(郗鑒)이 왕도(王導)의 집안에서사윗감을 고르려고 왕도의 집에 사람을 보냈는데, 다른 아이들은 모두 잘 보이려고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있었으나 왕희지(王羲之)만은 동상(東床)에서 배를 드러내 놓고 태연히 누워 음식을 먹고 있었으므로, 왕희지를 사위로 정했다는 고사가 있다. 《世說新語 雅量》
30)오도(於菟) : 호랑이의 별칭이다. 《춘추좌씨전》 선공(宣公) 4년에 “초나라 사람들은 젖을 곡이라 하고, 호랑이를 오도라 한다.〔楚人謂乳穀 謂虎於菟〕”라는 말이 나온다.
忝親 聞韶 金浤31)
친한 친구 문소 김굉
琴瑟相歡五十年 금슬좋아 서로 기꺼워 한지오십년
信知天作好因緣 하늘이 좋은 인연을 맺어주었음을 확실히 알겠네.
三株寶樹聯庭際 세 그루 보배 나무가 뜰에붙어 있을 때
並帶芳蓮照眼前 함께 급제하여 눈앞이 밝아졌네.
榮耀幾騰閭里賀 龍門可見姓名傳
빛나는 광채 얼마나 뛰어난지 거리에서축하받고
등용문에 올랐음은 이름을 보고 전해졌네.
如何同歲生同死 空使諸孫淚澈泉
어찌하여 같은 해 태어났으면 같이 돌아가야지
헛되이 여러 자손들의 눈물 속에 황천으로가는가.
31)김굉(金浤) 1571년(선조4)~1625년(인조3). 학봉 김성일의 세째 아들.
豊山 金應祖32)풍산 김씨 김응조
悃愊無畦畛33)곤궁하고 가난해도 격식을 따져 사람을 가리지 않았고
溫溫長者徒 온화한 모습은 웃어른의 풍모라.
烟霞閑契闊 안개 구름 자욱하게 막혀있어인연은 광활하고
富貴等葭莩 부귀는 지푸라기와 마찬가지로여기네.
堂溢萊衣彩34)집안에 넘치기는 노래자의 색동옷
門多釋送雛 문앞에는 풀어 내 보내는 어린새들이 많네.
傷心五土下 오토산(무덤 있는 곳) 아래에서 마음 아파 하다가
往事惚堪吁 지난 일들로 홀연히 탄식하네.
耆耈漸零落 늙어가면서 점차 영락해지더니
斯人今又亡 이 사람은 지금은 또 가버리는가.
百年眞瞥眼 백년 세월도 실로 눈한번 흘깃할새
萬事儘亡羊35)세상 만사가 양을 잃은 것과 같아 모두 매한가지.
鸞影纔分鏡 난새의 그림자는 나누어진 거울에잠시 비추이고
椿林忽雨霜 장수하신 머리는 홀연히 비서리가내려앉았네(백발이 되시네).
氷顔記疇昔 빙옥의 낯빛에는 지난 세월이적혀 있으니
此日忍題章 이날 차마 글을 쓸 수 있겠습니까.
32)김응조(金應祖) 1587(선조 20)∼1667(현종 8). 본관은 풍산(豊山). 자는효징(孝徵), 호는 학사(鶴沙) 또는 아헌(啞軒). 산음현감대현(大賢)의 아들. 서애류성룡, 여헌 장현광의 문인.
33)휴진(畦畛) : 논과 밭 사이로 난 두둑으로, 한계를 두는것을 말한다.
34)萊衣彩(내의채):춘추 시대 초(楚)나라은사(隱士)인 노래자(老萊子)가 어버이를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색동옷을 입었다는 고사. 여러자녀들이 효심을 보인다는 의미.
35)亡羊(망양)이라는 고사는 두가지 경우로 쓰인다. 첫째 “다기망양(多歧亡羊)” 이라 하여,양자(楊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고 그 무리를다 동원하고 다시 양자의 종까지 동원하여 찾으려 하였다. 이에 양자가 묻기를, “한 마리 양을 잃고 찾으러 가는 사람이 어찌 이렇게 많은가?”하자, 그가 말하기를, “갈림길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찾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양자가 “양을 찾았는가?” 하고 묻자, “잃었습니다.” 하였다. 양자가다시 “어째서 잃었는가?” 하자, 그가 말하기를, “갈림길 속에 다시 갈림길이 있어 나는 어디로 양이 갔는지 알 수 없기에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하였다. 이에 심도자(心都子)가 말하기를, “‘대도(大道)는 갈림길이 많아 양을 잃고, 학자는 방도(方道)가 많아 생명을 잃는다.’하였다.” 한다. 《列子 說符》 두번째는장(臧)과 곡(穀)이 함께 양(羊)을 먹이다가 모두 양을 잃었 는데, 잃은 까닭을 물은즉, 장은 책을 끼고 글을 읽었고, 곡은 도박을 하고 놀았다 하였다. 두 사람의 한 일은 비록 다르나 양을 잃기는 일반이었다 하였다.《莊子》이 글에서는 두번 째 장자에 실린 고사에 근거하여 해석하였다.
戚姪 李民宖 친척 조카 이민홍
樂盡人間樂極哀 玉京天上玉樓開
인간 세상의 즐거움을 모두 누리셨는데극히 애통하지만
옥황상제 사는 천상의 옥루각이 열리는군요.
花殘春雨麟何在 竹死秋風鳳不來
꽃이파리 떨어지고 봄비는 스산하니 어디계시는지요
대나무는 스러지고 가을 바람이 소슬하니봉황이 다시 오지 않는군요.
福祿異時牀笏滿 貂蟬36)他日慶雲堆
복록이야 다른 날 벼슬 높은 이들이 가득할터이고
초선관 쓴 이들도 훗날 경사롭게 넘칠것입니다.
歲寒哭向松門路 忍見雙旌入夜臺
추운 날(겨울) 곡하면서 소나무가 문처럼 늘어선 길을 향하는데
정려문 둘이 무덤으로 향하는 것을 차마보겠습니까.
36)초선(貂蟬): 선문(蟬文)과 초미(貂尾)로 장식한 관(冠)이라는 뜻으로 문관을 가리킨다.
戚姪 前縣監 李民寏 친척 조카 전현감 이민환
百年偕老琴瑟和 膝下成行玉樹柯
백년해로에 금슬이 좋아
슬하의 자식들은 모두 훌륭한 인재들
曉枕纔驚拳上鳳 朝窓忽覺鏡中蛇
새벽녘에 잠들었다가 놀라 깨어나니 주먹위의 봉황이라
아침 창가에서 홀연히 깨니 거울 안의뱀무늬
津頭日落雙龍合 邙北風高一鶴過
나루터 머리에 해가 지니 용 두 마리가합했고
북망산의 북풍에 학 한 마리가 높이 날아가네
掃省松楸違執紼 不堪東望臉傾波
선영을 소제하고 살피느라 상여끈도 잡지못했으니
동쪽을 바라보니 볼에 눈물흐름을 참지못합니다.
門孫 李時幹 집안 손자 이시한
乾羲坤承兩得全 宜家宜室慶綿綿
하늘의 희생을 땅이 이어 모두 온전하니
좋은 집안 훌륭한 가문에 경사가 계속이어져.
門馨舊著籣陵美 壺則今稱孝婦賢
가문의 향기는 오래도록 드러나 난릉의아름다움이 있고
집안에는 효성스런 며느리가 어질다.
人世未傳紗蟃葉 月宮催却玉樓篇
인간 세상에 전해지지 않는 얇은 비단이파리
월궁에서 옥루편을 재촉하네.
生安死從知無憾 此日臨詩亦潛然
살아서 평안하고 죽어서는 서운함이 없음을아니
이날 시를 지으면서도 역시 잠연하네.
家齊本是在身修 淑德由來君子逑
집안을 평온히 다스림은 자기 수양에서비롯되는 것
맑은 덕은 군자의 배우자에게서 유래되네.
琴瑟百年宜永好 松楸37)一夕便長休
금슬이 백년을 이었으니 마땅히 영원히좋으리
하루 저녁에 무덤에 들어 긴 휴식을 취하네.
同庚同穴無先後 賢子賢孫有箕裘 38)
같은 해 태어나 같은 무덤에 들었으니선후가 없네.
어질고 똑똑한 자손이 가업을 이었네.
感會升堂拜難再 哀詞一關涕雙流
여러 감정이 복받쳐서 당에 올라 절하나재배하기 어려우니
애도의 글 한 줄에 두눈에 눈물이 흐르네.
37)松楸(송추): 무덤 가에 많이 심는 나무. 분묘, 선영 의미.
38)기구(箕裘) : 키와 가죽옷이라는 뜻으로, 가업(家業)을 비유하는 말이다. 《예기》〈학기(學記)〉의 “훌륭한 대장장이의 아들은 아비의 일을본받아 응용해서 가죽옷 만드는 것을 익히게 마련이고, 활을 잘 만드는 궁장(弓匠)의 아들은 아비의 일을 본받아 응용해서 키 만드는 것을 익히게마련이다.〔良冶之子 必學爲裘 良弓之子 必學爲箕〕”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同生 朴元誠 동생 박원성
弱齡依弟又依兄 百歲難忘敎養情
약관 나이에 서로 의지하여 형과 아우가되었는데
백년이 가도 가르치고 길러주신 정을 잊을수 있겠습니까.
五福必須先祝壽 一朝還恨未延生
오복 중에는 모름지기 가장 먼저 수명이축복인데
하루 아침에 돌아가시니 미처 수명을 늘이지못함을 한탄합니다.
雙洙交影白楊種 萬點相和淸淚零
두 물줄기가 교차하는 그늘에 흰 버들을심으니
점점이 날리는 꽃잎에 서로 호응하는 맑은눈물 방울이여
流水斷雲殘月裡 千秋寂寞閉佳城
흐르는 물과 조각구름 속에 달이 숨고
여러 해 지나 적막한 무덤을 닫습니다.
友人 高聘雲 벗 고빙운
懲病多年擬克壽 如何斯疾竟無醫
여러 해 동안 병을 조심하여 수를 누리실것이라 여겼는데
어찌하여 이와 같이 갑자기 의원도 손쓰지못하는 지경이 되었습니까.
哀深鏡裡鳳先逝 疾作屛間鳳獨飛
애통함이 심한데 거울 속 봉황이 먼저가버리니
갑자기 일어난 병풍 사이의 봉황이 홀로날아가네.
蘭茁謝庭三秀異 玉第陳宅二難奇
난초 싹이 틔어 훌륭한 집안39)에서는 세명의 특이한 인물이 나고
옥같은 저택에 두 명의 기이한 인물이있네.
沈痾未負南州笈 誰道當時有舊知
병이 깊어 남쪽 고을까지 봇짐지고 가지못하니
그때 옛 친구가 있었다고 누가 말해주리오.
39)사정(謝庭) : 사씨(謝氏)의 뜰이라는말로 훌륭한 자제가 많은 것을 이른다. 진(晉)나라 사안(謝安)이 자질들에게“어찌하여 사람들은 자기 자제가 출중하기를 바라는가?” 하고 물으니,조카 사현(謝玄)이 “비유하자면 마치 지란(芝蘭)과 옥수(玉樹)가 자기 집 뜰〔庭〕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하였다. 《晉書 卷79 謝玄列傳》
宗人 申之信 종친 신지서
吾先白竹感蒼穹 餘慶今來鍾我公
우리 선조에 감응하여 흰 대나무가 하늘로치솟아 나왔네.
덕을 쌓은 집안의 경사가 지금까지 이어져우리 공께서 울리셨네.
孝友因心伊自得 詩書專業卽家風
효성과 우애는 마음에서 비롯되는데 그것을스스로 깨달으셨고
시, 서공부에 전념하는 것은 집안의 풍조.
卽多必做知天報 壽嗇于仁慟命窮
이러하니 하늘이 알고 하늘이 반드시 보답해주는데
수명이 길지 않았으니 목숨 다하심을 애통해하네.
最是人間難忍處 搖搖雙翣白楊中
이는 인간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것이라.
한쌍의(상여앞에 세우는)부채 흰버들 가운데 흔들리네.
族姪 前司憲府 持平 洪瑋40)친척 조카 전사헌부지평 홍위
孝友傳家法 효성과 우애는 집안에 전해진법
■貞順配儀 정숙하시고 순종하시니 배우자의마땅함을 갖추셨네
同庚偕老約 같은 해 태어나 해로하기 기약했고
合德敬章時 덕을 합하여 공경함을 행할때
蘭茁難兄弟 난초 같은 뛰어난 형제가 태어나
蓮芳煥偶奇 과거에 급제하여 기쁨이 되었네
申之福未艾 신씨 집안의 복은 아직 다하지않았으니
有後可長期 후손 있어 길이 기약할만 하네.
派連內外切 핏줄로 이어진 내외의 절친
情愛善良專 정과 사랑으로 선량함을 오로지하네
浮世多難合 뜬 세상과는 합하기 어려움이많은데
流光成變遷 빛처럼 흘러 바뀌어 버리니
悲歎成白首 흰 머리 되었음도 안타까운데
疾病隔黃泉 급작스런 질병으로 황천으로가다니.
執彿傷無路 불(彿)을 잡으려 해도 그럴 수 없고
題詩涕自漣 시문을 지으려니 눈물이 잇달아흐를 뿐.
40)洪瑋(홍위): 1559(명종 14)∼1624(인조 2).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남양(南陽). 자는 위부(偉夫), 호는 서담(西潭). 군위출생. 공조참의 홍의동(洪義仝)의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참봉 홍우식(洪禹軾)이고, 아버지는 증한성부우윤 홍흔(洪訢)이며, 어머니는 홍혼(洪渾)의 딸이다. 유성룡(柳成龍)의 문인이다. 1588년(선조 21) 사마시에 합격한 뒤 1592년 임진왜란을 맞아 부모를 정성껏보호하였다. 이듬해 이원익(李元翼)이 체찰사로 파견되었을 때 수천언의 척화토적책(斥和討賊策)을 진언(陳言)하여 크게참고하게 하였다. 1601년 생원으로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하고, 지평·예조좌랑·성균관전적등을 역임하였다. 이어 통제영종사관(統制營從事官)으로 선임되어 통제사를 보좌하여 백성을 구휼하였으며, 전비를 강화하는데 공이 컸다. 다시 내직으로 들어와 춘추관기사관·세자시강원사서·정언·지평 등 요직을 역임하면서 직언으로시사를 바로잡았다. 광해군대에 정치가 어지러워지자 관직에서 물러나 후생교육에 힘썼다. 그 뒤 1623년(인조 1) 인조반정 후에 다시 벼슬길에 나가 병조정랑·예천군수 등 내외직을 역임하였다. 정경세(鄭經世)·장현광(張顯光) 등과 친교가 두터웠다. 저서로는『서담집』이 있다
通訓大夫昌原大都護府使 同僉節制使 申之悌41)
통훈대부 창원대도호부사 동첨절제사 신지제
往來鄕曲寬衰境 追逐黌庠自弱冠
향리에서 왕래하면서 격의가 없었는데
약관나이부터 성균관에서도 함께 하였네.
書來報我下傷往 客裡聞君又盖棺
소식이 전해져 내게 통보되니 상심하며가는데
객관에서 들으니 그대는 이미 관 속에들었다고.
孝友傳上能述事 詩書敎子得道安
효성과 우애가 위에서 전해져 능히 그뜻을 이어서
시ㆍ서를 자손에게 가르치니 도학이 편안해졌네.
欲寫哀辭意無限 白頭殘淚洒豪端
애도의 글을 적으려 하니 생각은 끝이없고
흰머리 노인의 흐르는 눈물이 수염 끝을적시네.
吾鵝殘緖尙綿綿 嘗幸公家蓄慶筵
우리 아주 집안의 잔약한 핏줄이 그래도면면히 이어져
일찍이 다행히도 공의 집안에 축복이 쌓이게되었으니
雙竹遺風傳世範 三珠寶彩稱家賢
쌍죽의 유풍이 전해져 세상에 모범이 되고
진귀한 보화는 집안의 어진 이를 가리키는말
長思野屋披尊夕 無復禪房對局年
길이 생각하네 들판에 있는 집에 존귀한분 계신 저녁
선방에서 대국하던 해는 다시 오지 않으리니
在世浪悲公不憾 雙靈偕安慰重泉
세상에 있을 때 슬프고 비통해도 공은느낌이 없었고
두 영혼이 모두 편안하니 저승에서도 위안이되리라.
相逢話舊漸無人 眼底情親忽已塵
서로 만나 옛일을 이야기 하려 해도 점점사람이 없어지고
눈에 보이는 정다운 친척은 홀연히 먼지로사라지네.
五老山前聞卜屯 朔風回首倍傷神
오로산 앞에 점찍어둔 곳이 있다 하니
겨울 찬 바람에 고개를 돌리니 정신이배나 아프네.
往歲鄕庠把酒尊 別來誰道死生分
지난 해에 향학에서 술잔을 나누었는데
이별한 뒤로는 누가 삶과 죽음이 나뉘었다고말해줄 것인가.
他時無限還鄕泪 洒盡東風五老雲
훗날 무한히 고향에 돌아와 눈물 흘리고
눈물이 다하거든 동풍따라 오로산의 구름이되시게
41)신지제, 梧峯先生文集 권2, 輓申懼之宗丈 仡(한국문집총간b012_413d)
異姓從弟 及第 崔晛
이종사촌 동생 급제 최현
曾隨從母認慈顔 泣道吾儕賦命艱
일찍이 이모님을 따라 인자하신 얼굴을뵈었는데
울며 이르기를 우리들의 운명이 힘들구나하셨네
苦語偏傷孤露意 餘生共保亂離間
힘든 말씀은 외롭고 힘들게 되리라는 것을유독 마음아파 했기 때문이고
여생을 함께 어지러운 난리 중에도 함께보호하라는 것.
兩鄕每恨達靑眼42)雙櫬如何統碧山
두 고을이 매양 반가운 눈으로 꿰뚫어보는 것을 한스러워 했는데
두분의 관이 나란히 있으니 어찌 벽산으로하나가 되었습니까.
六十五年無一累 槐陰留待浚來看
65년 동안 조금도 얽매임이 없으니
홰나무 그늘에서 머물러 기다리고 있으니와서 보세요.
42)청안(靑眼) : 다정한 눈길이라는 뜻이다. 삼국 시대 위(魏)나라 완적(阮籍)이 속된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즉 흰 눈자위를 드러내어 경멸하는 뜻을 보이고, 의기투합하는 사람을 만나면 청안 즉 검은눈동자로 대하여 반가운 뜻을 드러낸 고사가 전한다. 《世說新語 簡傲》
白見龍 백현룡43)
稟質何醇美南可 타고난 성품이 지극히 순일하고아름다운 남쪽에
人箕傅爲己學孝 인물은 기자가 전해준 위기지학(爲己之學)44)을 익힌 효자.
達自天申庭植王 통달함은 하늘이 펴줌에달렸으니 마당에는 옥을 심었고
槐日門榮謝樹春 홰나무에 걸린 해가 집안을밝히니 나무는 봄이 됨을 감사하네.
莫言仁不壽 어진 이는 오래 살지 못한다말하지 마시오.
貽厥鳳毛新 자손들에게 좋은 것을 물려주었으니45)봉황처럼 털빛도새로워.
宜家多積善餘慶 바른 행실이 있는 집안이라많이 적선하여 경사가 많으리라.
占知有子榮天渥 점지한대로 자식이 영화롭게임금의 은택을 입었네.
生孫列鳳姿福基 손자를 낳으니 여러 봉황과같은 자태라 복의 기틀이네.
坤德厚仁惜壽元 곤덕은 인후한데 장수하지못하심이 안타까와라.
稀偕老期穴 함께 늙고 한 무덤에 묻히는건 드문 일이라.
偏傷寓誄詞 짝을 잃고 애도의 글을 보게되었네요.
43)백현룡(1543 중종 38 - 1622 광해군 14): 본관은 대흥(大興). 자는 문서(文瑞), 호는 성헌(惺軒). 진사백미량(白眉良)의 아들이며,어머니는 강성 문씨(江城 文氏)로 참봉 문은(文誾)의 딸이다. 처음김언기(金彦璣)에게 글을 배우다 뒤에 이황(李滉)의 문하에서 수학하였으며, 조목(趙穆)·김성일(金誠一)·유성룡(柳成龍)과 교유하였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이함(李涵)·백인국(白仁國) 등과의병을 일으켜 김성일의 휘하에 들어가 공을 세웠고, 정유재란 때는 화왕산성(火旺山城)으로 들어가서 곽재우(郭再祐)와 함께 적을 무찔렀다. 1609년(광해군 1) 생원시에 합격하였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학문연구와 후진교육에 힘썼다.운산서원(雲山書院)에 제향되었고, 저서로는 『성헌집(惺軒集)』이있다.
44)爲己之學: 남에게 알려지기를 바라지않고 스스로 깨달음을 추구하는 학문 태도
45)이궐(貽厥) : 자손에게 좋은 계책을 물려주는 것을 말한다. 《시경》 〈대아(大雅) 문왕유성(文王有聲)〉의 “풍수 옆에도 기 곡식이 자라는데, 무왕이 어찌 이곳에 천도(遷都)하는 것과 같은 큰일을 하지 않으리오. 그의 자손들에게 좋은 계책을 물려주고, 그의 아들에게 편안함과 도움을주려 함이니, 무왕은 참으로 임금답도다.〔豐水有芑 武王豈不仕 詒厥孫謀 以燕翼子 武王烝哉〕”라는말에서 유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