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심구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 그러나 둘째 문구의 “在野自全天賦性 休官久作地行仙”가 『호계선생유집』에서는 “再誓儒壇扶義老 晩歸薇谷養眞仙”이라되어 있다(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 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40).
90)기주(箕疇) : 기자(箕子)의홍범구주(洪範九疇)를 뜻한다. 우리나라가 기자의 후손이라고 해서 홍범구주의 법을 이어 왔다는 것이다.
侍生 南海準91)
시생 남해준
大孝家廷有大賢 皇天賜類理當然
효성이 큰 집안에 크게 어진 이가 있으니
(효성이나 어짊이나) 하늘이내린 부류라 이치에 당연하네.
早遊國學聞聲遠 晩長郵亭施澤專
어려서는 국학(성균관)에서 노닐어 이름이 먼 곳까지 알려졌고
나이들어서는 역승이 되어 은택을 베푸는데전념하였네.
壽享耄期仁可驗 業遵先世德無愆
장수를 누리셨으니 어짊이 징험되었고
선대의 가업을 이었으니 덕이 부족하지않네.
病中垂淚今晩題 安得藍輿更執鞭
병든 가운데 눈물 흘리면서 지금 만장에제사를 쓰니
어찌 남여를 타고 다시 채찍을 잡아 보리오.
91)남해준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 (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30).
侍生 通訓大夫 前行通禮院 相禮 李爾松92)
시생 통훈대부 전행통례원 상례 이이송
契深先子又同庚 義分平生若弟兄
뜻이 맞으신 어르신들끼리 또한 동갑이시니
의리상 평생 형제처럼 지냈습니다.
早歲芹宮名始大93)中年郵館宦非榮
일찍이 성균관에서 공부하시어 이름이 비로소크셨는데
중년에는 우관이 되셨으니 벼슬은 그리높지 않았습니다.
子孫禮詩家聲振 壽考期頤命道亨
자자손손 예와 시를 익혀 집안 명성이떨쳤으며
오래 살아 백세를 기약하니 수명과 도를누리네.
孤露此生常景仰 可堪今日隔幽明
외롭고 가난한 나로서는 언제나 사모하였는데
오늘날 유명을 달리함을 어찌 감당하겠는가.
92)이이송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 (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42).
93)芹宮(근궁): 공자의 신위를 모신 사당. 성균관, 반궁이라고 함.
侍生 通訓大夫 行固城縣令 南夢賚再拜哭挽94)
시생 통훈대부 행고성현령 남몽뢰가 재배하고곡하면서 쓴 만사
聞說吾鄕又失公 壽躔仁宅一時空95)
전해지는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 고향이또 공을 잃었다 합니다.
남쪽 하늘의 어진 집안이 갑자기 텅 비었습니다.
二三小子於何考 九十光陰到此窮
두어명 어린 아들은 어찌하라고
90년의 삶이 이렇게 끝에 이르다니요.
芝室至今留夜月 苑堂無復襲春風
지초 향기 짙은 방에 지금까지 밤의 달이머물고
뜨락과 방에는 다시 봄바람이 불지 않겠지요.
身縻海徼難奔走 千里緘辭愧素裏
나는 바닷가 고을일에 매여 있어 달려가지못하고
천리 밖에서 자책하면서 평소의 마음을담아 제문을 씁니다.
94)남몽뢰(南夢賚)의 만사는 그의 문집 『이계집(伊溪集)』 續集 卷之一 輓虎溪申公 適道에도 원문이 수록되어 있고, 만사는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신적도 저,신해준 역주. 『역주 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역락, 2011, p.233).
95)수전(壽躔) : 인간의 수명(壽命)을관장한다는 남극성(南極星)을 가리킨다
通訓大夫 行刑曹佐郞 兼春秋館記事 洪仁量96)
통훈대부 행형조좌랑 겸춘추관기사 홍인량
九十仍無羔 人稱地上仙
구십세 되도록 무탈하시어 사람들이 지상의신선이라 불렀는데
如何一夕病 便謝百年緣
어쩌다 하루 저녁 병들더니 문득(덜컥) 백년의 인연을 버리십니까.
劒化龍形合 喬摧鶴影橉
칼은 조화를 부려 용의 형상과 부합되니
높이 솟았다가 꺾인 학의 그림자가 개벚나무에비치네.
猶能天可必 餘慶貯于門
그래도 하늘의 뜻이 공정하다 할 수 있는지
훌륭한 집안의 나머지 경사스러운 일은가문에 쌓이네.
公家已表孝誠門 善繼風聲在弟昆
공의 집안은 이미 효성이 지극한 것으로정표되어 있으니
훌륭한 가풍이 계승되어 그대에게 있네.
蓮榜聯名早有譽 置郵傳命政無煩
과거 방문에 이름이 있어 일찍부터 영예로왔고
역관을 맡아 명령과 정령 전달에 번잡함이없었네.
耀庭光彩人皆慕 瑞世奇姿衆可尊
뜰에서 빛나는 광채를 사람들이 모두 사모했고
상서로운 세상의 기묘한 자태는 뭇사람들이존경할 만하였네
此去肯爲泉下鬼 列仙應待白雲閽
이렇게 가시면 어찌 황천의 귀신이 되시겠습니까.
여러 신선들이 응당 백운궁 문앞에서 대기하고있겠지요.
96)홍인량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 그러나 전체 글의 내용은 많은 차이를 보인다(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 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38).
星山 呂孝閔 再拜哭挽97)
성산 여효민이 재배하고 곡하면서 만사를짓습니다.
高標玉屑滌昏怓 雅量淸談孰敢嘲
높이 솟아 옥가루 뿌려지니 혼미함을 씻어주는데
아량과 맑은 말씀은 누가 감히 조롱하리오.
早抱荊山和氏璧 晩來生計海棠巢98)
일찍이 형산 화씨의 벽옥을 품었고
나이들어서는 매일 술마시며 살았네.
彌深孝友人稱服 暫屈郵亭汗溫骹
깊고 그윽한 효성과 우애를 두고 사람들은타고 난 것이라 하였네.
잠시 굽혀 우역관이 되어 땀흘려 일하여다리가 되었네.
萬事生涯風外絮 百年身世水中泡
만사 생애는 바람 밖의 풀솜이고
백년 신세는 물거품이라.
慇懃義重同瓜葛 姻婭情深比㵕膠
은근한 의가 중하니 과갈(瓜葛)99)과 같아
인척의 정이 깊으니 아교처럼 스며들어끈끈하게 붙어 있음과 비교할 수 있네.
小子無緣叨末眷 九原何處荷深交
저는 연고도 없으나 과분한 은혜를 입었으니
지하에서도 어느 곳에서건 깊은 사귐을가지게 되겠습니까.
疎慵縱未登門客 慚愧還無藉飯茅
외람되이 못나서 아직 등과하지 못한 문객이라
부끄럽게도 아직도 의지하여 밥먹거나 띠지붕있는집도 없습니다.
多病老人身不到 向風揮淚望前郊
병든 늙은이라 몸이 가지 못하고
바람결에 눈물 뿌리며 앞 들판을 바라봅니다.
97)여효민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으며, 중간 부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 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45).
98)해당소(海棠巢) : 날마다 술을 마시며 산다는 뜻이다. 송(宋)나라 황정견(黃庭堅)의 제첨봉각(題灊峯閣)에 “서로는 해당소 위에 있고왕옹은 주부봉 암자에 있어라.〔徐老海棠巢上 王翁主簿峯庵〕 하였다.”하였다.
99)과갈(瓜葛) : 덩굴이 뻗어서 서로 얽힌 외와 칡으로, 집안의 혼인으로 맺 어진관계를 뜻한다. 한(漢)나라채옹(蔡邕)의 독단(獨斷)이란 글에 “무릇 선제(先帝) 및선후(先后)와 과갈의 관계가 있는 이들은 모두 모였다.” 한 데서 온 말이다.
聞韶後人 丁瑜100)문소후인 정유
尊與先君交契原 鯫生陪席聽論辭
존경스럽게도 선군과 친교를 맺은 언덕이라
소생은 배석한 자리에서 말씀하시는 것을들었네.
忠言可尙䂓儕日 意氣須看赴難時
받들만한 충언이며 법도를 따르던 날
의기는 모름지기 환난에 임하던 때
壽享九旬郍受福 孝終㕠玉又蕃枝
구순 나이를 누리시며 어찌 복을 받으셨는지
효성이 끝내 번성한 가지에 또 쌍옥이달렸네.
重泉 合延平劍 千載精靈宜共禧
저승에서도 합관하여 함께 계시니
천년 후에도 정령은 마땅히 함께 즐거우시리.
100)정유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46).
通訓大夫前司導寺正 金宗一101)
통훈대부 전사도시정 김종일
景仰淸芬自幼年102)悠悠長恨隔山川
맑은 향기와 같은 덕을 어릴 때부터 사모하였는데
산과 내로 막혀 있음을 오래도록 한탄하였습니다.
一星昨夜沈南極 永失人間地上仙
별 하나가 지난 밤에 남극으로 떨어지니
인간세상에 있던 지상 신선을 영영 잃고말았습니다.
101)김종일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 그러나 본 영모록에는 앞 부분 4개 구절만 실려 있어 전체 글은『호계선생유집』의 글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신적도 저, 신해준역주. 『역주 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34).
102)景仰: 덕을 사모하여 우러러봄.
永嘉後人 金尙瑗103)
영가에 사는 후배 김상원
東國名臣後 南州孝子孫
동국 명신의 후손이여, 남쪽 고을의 효성스러운 자손이네.
早承詩禮訓 晩被聖明恩
어려서는 시, 서의 교훈을 이었고, 나이 들어서는 성은을 입어.
郵館留仁政104)雲林避世喧
역관에서는 어진 정사를 폈고, 운림에 숨어 세상의 시끄러움을 피했네.
存亡分此日 垂淚向荒原
존망이 이날 나뉘었으니 흐르는 눈물은황량한 언덕(갓 조성한 무덤)을 향하네.
積德昭昭驗 公門喜慶多
덕을 쌓은 집안인 것이 명백하게 징험되니그대 집안에 경사가 많음을 기뻐하네.
緋衣聯玉帶 丹桂暎蓮花
붉은 조복(관복)에 옥대를 띠고, 계수나무붉은 연꽃과 어울리네.105)
嶠南爲盛族106)江左作名家107)
교남지역의 번성한 집안이여, 강 왼편에서 명가를 이루었네.
永擬依歸老 今朝可奈何
영구히 의지하며 기대어 나이들려 하였는데, 하루아침에 어찌해야 합니까.
103)김상원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31).
104)驛丞을 지내면서 민생을 잘 돌보았음.
105)과거에 급제함을 가리킴.
106)嶠南(교남): 영남지역, 지금의 경상도
107)江左(강좌): 낙동강 동쪽 지역.
侍生 永嘉後人 金尙瑜108)
시생 영가후인 김상유
氏出鵝州夙德升 蟬聯餘慶裕雲仍 109)
집안은 아주[거제도]에서 시작되었는데 일찍부터 덕으로 알려졌고,
드높은 벼슬은 먼 후손까지 내려왔네.
忠能殉國欽哉 史孝著旌閭可也
충성스러움은 나라를 위해 죽을 수 있으니공경스럽고,
역사서에는 효성스러움이 드러나니 마땅히정려해야 옳도다.
曾有子有孫公又繼 宜兄宜弟衆
일찍이 아들 손자 대대로 이어짐을 공이다시 계승하였으니
여러 형제에게 전해지는 것이 마땅하네.
皆稱採蓮玉井110)初 何早攀桂蟾宮竟未能
모두 칭찬하기를 옥정(신선의 샘물)에서 연 따고 있던 처음에
어찌나 이르게 섬궁에서 계수나무 가지잡으려 했으나 끝내 하지 못했네요.
乘馹東風吹驛路 奉祠西日照園陵
빨리 달리는 말을 타고 동풍 부는대로역로에 가서
제사를 받드니 서쪽의 해가 원릉을 비추네
前登雲路寧容足 歸臥乘鄕任曲肱
먼저 구름같은 길에 올랐으나 어찌 발디디기에 족하였으리
고향에 돌아와 누워 팔베개에 베고 누웠노라.
九十龜齡黃髮老 三千仙界白雲乘
구십세 거북이처럼 늙은 머리털 누런 노인이여
3천년 살아 선계에서 흰 구름을 타네
鵉分111)先歲悲粧鏡 劒合今朝共漆燈
홀로남은 봉황새 거울보니 비장한 마음이들어도
검이 합해지는 오늘 아침 등불을 함께하리.
岸宇儼然猶存目 語言時得眼於膺
언덕의 집은 엄연하여 오히려 눈에 남아있는데
말씀하시는 것은 때로 매의 눈보다 예리하네.
後生何處重承誨 哭望新阡五內崩
후생은 어디에서 거듭 가르침을 받으리오
새로 쌓은 무덤에서 곡하며 바라보니 오장이찢어질 듯 애통합니다.
111)금슬 좋던 부부가 배우자를 사별(死別)한 뒤 쓸쓸하게 지내는 것을 비유한 것. 봉황새는 원래 부부간의 두터운정을 상징하는 새인데, 홀로 남은 새가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고는 슬피 울다 죽었다는 난경(鸞鏡)의 고사에서 연유한 것이다.
108)김상유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32).
109)仍(운잉): 운손(雲孫)과 잉손(仍孫)으로, 먼 후손을가리킴.
110)한유의 시 〈고의(古意)〉에 “태화봉 꼭대기 옥정의 연은, 꽃 피면 직경이 열 길 둘레가배 같다네.〔太華峯頭玉井蓮 開花十丈藕如船〕”라는 표현이 보인다. 《韓昌黎集 卷3》
111)금슬 좋던 부부가 배우자를 사별(死別)한 뒤 쓸쓸하게 지내는 것을 비유한 것. 봉황새는 원래 부부간의 두터운정을 상징하는 새인데, 홀로 남은 새가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고는 슬피 울다 죽었다는 난경(鸞鏡)의 고사에서 연유한 것이다.
姻嫉 生員 朴翊112)
이종 조카 생원 박익
蓮榜113)題名萬曆年 郵官初命大明天
초시에 이름 올렸을 때에는 만력제 때인데
우역담당 역관이 되었을 때에는 대명의하늘이었네.
北門永謝靑雲夢 南岳還酣白日眠
북문에서 청운의 꿈을 영원히 이별하고
남쪽 산 기슭에 돌아와 낮잠을 즐기네.
孝友傳家人不間 䂓矩行已自無愆
효성과 우애가 전해지는 집안이라 사람들을가리지 않고
법도가 행해지니 이미 스스로 허물이 없네.
題詞寄遠籬堪恨 辜負生蒭置墓前
멀리 이별하는데 제사(題詞) 붙이는 것이 도리어 한스러워
등졌건만 생생한 풀은 무덤 앞에 솟아났네.
先生先卒夫人壽 遷祔情文四載間
선생은 먼저 돌아가고 부인은 수를 누리셨으니
무덤 옮기고 함께 모신 내용의 글이 4년간이네.
嗟我龜城妻父母 生無所托死無安
아아,우리 구성의 처부모님은,
살아서는 의탁할 곳이 없더니 돌아가셔서도편안하지 않으시네.
112)박익의 만사는 같은 내용의 원문과 번역문이 『호계선생유집』에도 실려있다. 그러나 첫구의 후반부“우역의 찰방으로 처음 명을 받았을 때에는 대명의 시절이었다(郵官初命大明天)”라는 부분이 “의병장으로 거듭 맹세한 것은 대명의시절이었다(義壇重誓大明天)”라 하여 약간의 차이가 있다(신적도 저, 신해준 역주. 『역주호계선생유집』, 도서출판 역락, 2011, p.235).